정기공채와 수시채용을 혼용하는 hybrid 방식
과거 고성장· 산업화 시대의 산물인 정기공채는 현대자동차가 수시채용을 발표한 2018년부터 서서히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기존 상하반기 2회의 정기공채를 고수해오던 많은 기업이 정기공채는 메인 시즌인 하반기에만 진행하고, 상반기엔 공채 대신 인턴십만 하거나, 필요한 경우 수시채용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OCI는 2016년부터 정기공채는 하반기 1회로만 하고, 상반기에는 비정기적으로 수시채용을 하는 hybrid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예전엔 옳았던 정기공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
신입사원을 정기공채로 채용해왔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고성장으로 매년 수백 명 이상의 인력 채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천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인적성 검사 및 필기시험을 치르는 과정은 흡사 대학 입시전형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입문교육을 마친 신입사원들은 신입 oo기로 불리었고, ‘배치면담’을 통해 최종 직무에 배치됐다. 직무별 채용이 아닌, 직군별 채용 후에 직무와 근무지가 배치되는 형태로 개인의 니즈보다는 회사의 필요에 의한 채용방식이었다.
직무중심 채용의 확산
이러한 정기공채 방식은 2014년 개발된 NCS(국가직무능력표준)의 확산으로 서서히 직무중심으로 채용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OCI에서도 결원이 발생한 position에 한해서만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시작하며 배치면담을 2018년부터 폐지하였다. 원하지 않는 지역에 가서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기존의 방식은 신입사원들의 퇴사율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또 정부에서 추진한 NCS 확산으로 취업준비 자체가 직무중심 채용으로 바뀌면서 직군으로 선발하여 원치 않는 직무로 추후 배치되는 방식 자체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특히, ‘평생직업’의 시대적 변화로 이제는 근무지역 및 구체적 직무내용이 포함된 채용공고를 내지 않는 경우 지원자 확보 자체가 어렵게 됐다. 근무지 및 직무가 정해지지 않는 불확실성을 지원자들은 기피하기 때문이다.
적성검사 폐지 및 In-basket 방식 도입
OCI도 2011년부터 꾸준히 정기공채의 기존 관행을 폐지하고 직무 중심의 수시 채용방식으로 전환해 왔다. 먼저 신입사원 적성검사를 폐지하고 자사의 핵심가치에 입각한 Culture Fit Test를 2011년부터 자체 개발하여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다.
2016년 이후부터는 in-basket 방식을 신입채용에 도입, 사무직의 경우 기존의 PT면접에 더하여 실제로 입사하여 업무할 때 받게 되는 Email의 sample을 주고 회신을 해보는 방식의 ‘직무 에세이 쓰기’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PT면접으로 측정할 수 있는 Verbal communication skill, written communication skill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최근 z세대들의 특성상 문서를 reading보다는 이미지 scanning방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 문해력이 부족한 사례가 많이 발견되고, 이는 회사에 입사 후 각종 문서들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선발방법이 특히 신입사원들의 soft landing에도 효과가 있다.
면접자 존중 및 면접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
신입채용에서도 경력직과 마찬가지로 면접관: 신입사원의 다:다 면접에서 다:일 면접으로 전환한 지 10년째가 되었다. 당시만 해도 신입사원의 면접은 다:다 면접이 보편적이었으나, OCI는 직무 중심 채용으로의 전환 및 면접자 존중 및 경험을 위해 과감히 다:일 면접방식으로 전환하였다. 이에 대해 면접에 임하는 후보자들의 피드백은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도 그럴 것이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충분히 면접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수시채용 가속화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채용 및 수시채용이 더욱 가속화된 한 해였다. OCI에서는 연중 경력직 수시채용 및 하반기 신입채용에서 모든 단계를 비대면으로 실시하였다. 실제 지원자 Sourcing을 위한 홍보단계인 채용설명회, 채용박람회, 상담부터 모두 비대면으로 준비하여 운영하였다. 채용 홍보를 위한 마이크로 페이지를 개설하여, 직무소개 동영상 등의 홍보 및 챗봇을 활용한 온라인 채용상담까지 모든 활동을 비대면으로 하였으며, 온라인으로 실시하는 AI 역량검사와 OCI 인성검사(Culture Fit Test)후 1, 2차 면접 모두를 화상으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비대면의 방식의 채용이 심화되면, 기존 오프라인으로 실시하던 채용 절차를 조금 더 간소화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정기채용보다는 수시채용을 가속화시키리라고 본다.
채용의 효율화 과제
전체적인 방향이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되고 있다. 각 채용단계별 기존 정기공채의 관습적 절차는 폐지되고, 직무중심의 수시채용의 방식으로 변경되는 것은 당연하나, 신입채용의 특성상 학교의 졸업일정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면 기업입장에서는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할까? 신입사원을 수시채용으로만 선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OCI는 채용방식은 직무중심의 수시채용으로 하되, 채용홍보 방식은 공채시즌 안에 진행함으로써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
현업부서로 채용의 주체가 변경될까?
이미 직무중심의 수시채용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서류전형단계부터 현업의 의사결정이 중요해졌음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process의 주체가 현업이 되는 것이 가능할까? 현업부서의 관점에서는 수시채용 시 경력직과 신입 중에서 신입을 선택한 이유는 해당부서의 인력구조를 고려한 의사결정일 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신입을 경력직보다 선호할 이유는 없다. 실제로 수시채용이 활성화되면서, 바로 학교를 졸업한 후보자보다 다른 회사를 1~2 년 다니다가 퇴사하고 새로 신입시장에 들어온 소위 ‘중고신입’이 선택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존 정기공채의 관행에서 직무중심 채용기준이 확립되며 더욱 뚜렷해졌다. 현업부서의 경력직 선호현상이 더욱 심화되었으나, 그 사유를 파고들어가 보면, 신입사원의 조직적응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특히 신입사원을 선발 시에는 직무관련 skill 측면에서는 경력직과 달리 기존의 경험을 통한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potential 측면을 아예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신입선발시 직무 skill 측정에 매몰되기보다는, 당장이 아닌 회사의 장기적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의 측면에서 potential도 고려한 채용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출처 : 월간 인재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