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BB란?] Zero-Based Budgeting, 제로 기준 예산편성
- 예산편성에 있어서 기존 예산을 고려하지 않고 ‘0(제로)’ 상태에서 새롭게 예산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즉, 전(前)회계년도의 예산과 기존 관행을 따르지 않고, 과거의 실적이나 효과, 조직의 요구와 비용을 분석하여 우선순위에 맞춰 새롭게 예산을 할당한다. 1969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회계 관리자였던 피터 파이흐(Peter A. Pyhrr)가 회사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처음 제안 및 적용하였으며, 전통적인 점진적 예산편성 방식을 보완하는 제도로 평가받는다.
들어가며
슬슬 내년도 경영계획 및 예산편성을 준비하는 시즌이다. 매년 이맘때면, 많은 회사에서 전년도 예산과 기업 내/외부 환경 변화를 고려하여 다음 해의 사업과 예산을 계획한다.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그리고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기업 전략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편성한 예산은 기업/조직이 향후 어디에 힘을 쏟을 것인지를 방증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이슈는 기업들의 예산편성 및 계획 수립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급변하는 리스크가 만연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의 예산편성은 보수적이고 방어적으로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짙은 상황에서 각 기업에서는, 특히 HR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내년도 예산편성을 준비할 수 있을까? 이 글에서는 여러 예산편성 방법론 중 ZBB를 중심으로, 그리고 HR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AB InBev의 적용 사례와 함께 살펴보겠다.
다양한 예산편성 방법론, 그리고 ZBB의 특징
기업이 예산을 책정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전년도 예산을 기준으로 일정한 금액을 추가하거나 줄이는 방식의 증분 예산편성, 경상 및 자본 예산을 구분하여 운영하는 복식 예산편성, 각 사업의 성과에 단위원가를 고려하여 결정하는 성과주의 예산편성, 장단기 계획을 구분하여 편성하는 계획 예산편성, 그리고 전년도 예산은 완전히 무시하고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고려하여 새로운 우선순위에 따른 예산을 편성하는 영 기준(zero-based) 예산편성 방법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전년도 예산에 일정 부분을 증감하여 반영하는 증분 예산편성 (점증주의 예산편성이라고도 한다)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에 대하여는 예산의 통제기능만을 중요시하고, 기존 예산에 대한 재검토가 부족하며, 경직적이고 유연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ZBB(ZeroBased Budgeting, ‘영(0)’ 기준 예산편성 제도)는 예산편성 시 전년도 예산 자료에 기초하지 않고 새롭게 원점에서 예산을 검토하고 편성하는 방법이다.
기존에 가장 많이 활용하던, 그리고 지금도 많은 기업과 조직에서 활용하고 있는 점진적 증분 예산편성 방법은 매년 새로운 관점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ZBB와 그 배경과 특징, 결과 등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표 1]의 첫 번째 항목에서 볼 수 있다시피 예산 책정을 위한 기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증분 예산편성의 경우 전년도 예산을 기준으로 증감이 이뤄지는 반면, ZBB의 경우엔 모든 재정 항목에 대하여 새롭게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처음부터 조사하고 준비한다. 이런 관점의 차이로 인해 증분 예산편성은 과거의 기록보다는 향후의 변화에 더욱 주목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분석 시간이 덜 걸리고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ZBB는 기존 활동에 대한 분석까지 수반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낭비적 요소와 비용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출처 : 월간 인재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