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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HR News] 효과적인 재택근무 운영 전략과 실현 방안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10-28 15:59
조회
629
답변대기
과거 급속한 산업화의 시대를 거쳐 폭발적 성장을 경험해 온 한국 경제에 있어 "남들보다 더 오래 근무하고, 주어진 책임을 완성하기 위해 삶의 가치는 뒷전이 되는 일상"은 일종의 관행이자 미덕으로 오랜 시간 우리 곁에 자리 잡아 왔다. 이는 그간 노동 시장을 지배해왔던 집단적, 획일적 근무 형태만으로도 생산성과 효율성의 극대화를 이뤄낼 수 있었고, 이러한 과정은 성과 창출이라는 결과물을 기업들에게 항상 담보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IT 인프라의 발달로 업무 수행에 있어 시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을 중시하는 개인과 사회의 가치관 변화가 점차 확산되면서, Flexible Working의 개념 하에서 근무 형태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부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노동 시장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즉, 장소와 시간(Location & Time)의 동일성(Same)이 아닌 다양성(Different)을 근간으로, 탄력시간근무, 원격근무, 재택근무, 모바일워크 등의 혁신적 근무 형태를 적용함으로써, 생산성과 효율성의 극대화를 도모하는 근무 형태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재택근무를 선언한 도요타 VS 재택근무를 폐지한 IBM
이러한 Flexible Working을 중심으로 하는 근무 형태 진화의 정점에 서있는 기업이 바로 도요타(Toyota)이다. 도요타는 얼마 전 전체 직원 7만 2천명의 3분의 1에 이르는 2만 5천명을 재택근무 제도로 운영하겠다는 혁신적인 근무형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간 소극적으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택근무 대상으로 설정해왔던 콜센터 등 고객 상담직이 아닌 인사, 회계 등 사무직과 연구개발(R&D)직, 기술직 등을 재택근무 대상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도요타가 재택근무 제도를 단순히 조직 구성원의 편의 또는 동기부여 관점이 아니라 실질적인 생산성과 효율성에 직접적으로 연계시키는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 그간 일과 삶(육아, 간병 등)의 양립 문제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부담으로 핵심인재가 유출되고, 이로 인해 생산성과 효율성 저하뿐만 아니라 핵심역량의 훼손을 불러일으켜왔던 근무 형태에 대한 근본적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도요타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된 것이다.

그러나 재택근무 제도를 중심으로 하는 근무 형태의 혁신은 재택근무자에 대한 평가, 육성-개발, 협업-조정 등 조직-인사 관리 관점에서의 다양한 딜레마를 유발한다. 이는 관리자의 책임과 권한 하에서 획일화된 기준과 통제 방식에 의해 이뤄져왔던 기존의 조직-인사 관리 방식으로는 근무 형태의 혁신을 수용할 수 없고(각자의 장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로 인해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급격히 저하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가 바로 최근 IBM이 24년 만에 재택근무 제도를 폐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재택근무의 원조 격으로 '통근자 고통 지수'라는 지표를 개발하는 등 Flexible Working의 장점을 이론화한 주역으로 꼽혀왔던 IBM이 재택근무 제도 폐지를 선택한 이유는 실적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라는 표면적 원인도 존재하지만, 재택근무 제도를 지양하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사무실 근무가 창의성 발휘와 협업을 통한 성과 창출에 더 효과적이라는 전략과 그 맥을 함께 하고 있다.

결국 재택근무 제도를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직원들의 삶의 가치 향상을 통해 실질적인 기업의 성과를 극대화를 이룰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근무 형태의 혁신 수단으로서 재택근무 제도를 적용하고, 이를 통한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과 최종적인 성과 창출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조직-인사 관리 관점에서 어떠한 고려와 접근이 필요한 것일까?

재택근무 도입 시 고려할 사항
직무관리 이슈
재택근무 제도 도입과 운영에 앞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이슈는 직무관리의 문제이다. 이는 단순한 재택근무 대상 직무의 설정뿐만 아니라 재택근무 대상이 되는 직무의 수행 내용과 특성, 역할과 책임 범위, 필요역량 등의 폭넓고,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정보를 의미한다. 이러한 직무 정보가 요구되는 이유는 재택근무 제도 하에서는 일상적인 사무실 근무 형태에서 이루어지는 관리자의 통제범위(Span of Control)가 발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떠한 근무 형태는 관리자 1명이 발휘하게 되는 통제 범위(1명의 관리자가 통제하는 직원의 수를 의미) 자체는 동일하지만 발휘의 폭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이는 일상적인 근무 형태 하에서는 각각의 구성원이 어떠한 직무를 수행하고, 해당 직무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 해당 직무 수행을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상시적인 관찰과 평가를 통해 판단 가능하지만, 재택근무 제도는 물리적 공간이 분리되고, 단절되는 업무수행 구조라는 고유한 특성을 갖기 때문에 통상적인 근무 형태에서의 통제와 동일한 폭을 관리자가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재택근무 제도 하에서는 통상적 근무 형태보다 훨씬 더 많은 직무 정보를 필요로 하고, 그러한 정보가 축적돼야만 재택근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통제범위의 작동이 가능해진다.

도요타가 혁신적인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하는 근간에도 바로 이러한 통제범위의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고도화된 직무관리 체계가 존재한다. 재택근무를 수행하는 개별 구성원의 포괄적인 직무수행 범위와 역할-책임, 고려해야 할 특성에서부터 일일 단위의 직무수행 진척도, 향후 직무수행 일정과 산출물, 직무수행 품질의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직무를 안정적으로 통제-관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추지 못한 채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한다는 것은 생산성과 효율성 하락으로 기업 경영 전반에 심각한 리스크와 손실을 유발시키는 자명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직무기술서를 기준으로 직무정보를 구성하고, 해당 정보의 소극적 활용을 통해 인사관리의 단편적 도구로 활용하는 관점이 아니라, 상시적(월간, 주간, 일간)으로 직무정보가 축적-갱신되고, 이를 통해 재택근무자의 직무수행 상태 또는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재택근무 제도를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재택근무 대상의 직무 설정
이러한 직무관리 체계가 확보된 이후에 판단해야 할 것이 바로 재택근무 대상 직무의 설정이다. 재택근무는 공간의 분리(때로는 시간의 분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대상 직무 설정의 첫 번째 판단 기준은 직무수행의 독립성이다. 공간의 분리는 물리적 업무수행 구조의 단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업무수행 주체들 간(구성원-구성원, 관리자-구성원)의 유기적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적 업무수행 메커니즘이 작동되기란 사실상 어려운 구조에 가깝다. 따라서 타 조직 또는 타 구성원과의 협업 구조가 반드시 요구되는 직무의 경우, 재택근무 대상 직무로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업무가 이뤄지는 수행 프로세스 상(계획-실행-모니터링)에서 협업이 필요한 단계와 필요치 않은 단계를 구분할 수 있고, 해당 업무의 진척도(계획 단계에 있는지, 실행 단계에 있는지, 모니터링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재택근무 제도의 적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형태의 차별적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 그러나 제도 운영과 관리의 비효율성, 재택근무 대상자의 혼란, 안정된 협업수행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업무 프로세스 관점에서의 수행 단계에 따른 탄력적 제도 운영이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수반돼야 할 필요가 있다.

재택근무 대상 직무의 설정을 위한 두 번째 판단 기준은 상대적 성과 비교의 가능성이며, 이는 앞서 언급한 공간의 분리와 연계되어 있다. 장소와 시간의 동일성을 근간으로 하는 기존의 근무 형태 하에서는 그것이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정량적 성과지표이든, 주관적 판단이 필요한 정성적 지표이든 관리자의 관찰과 평가 과정을 통해 동일 직무를 수행하는 구성원 간의 직접적인 성과 비교가 가능하다. 관리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성원의 성과에 대한 상대적 서열을 판단하고, 이 결과는 다시 임금 차등 등 실질적인 제도 실행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공간의 분리는 기존 근무 형태에서 통제 가능한 상대적 성과 비교의 가능성을 현격히 저하시킨다. 재택근무자의 독립적 업무수행 구조에서는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상시적인 관찰과 평가를 통해 상대적 성과 비교를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가된 성과의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계량화된 성과지표를 통해 단순한 방식으로 재택근무 대상자들 간의 상대적 성과 비교를 실행할 수 있는 직무가 재택근무 대상 직무로 설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


* 출처 : 월간 HR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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